N e w s

협회 소식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3월 27일 기자회견 전문 및 비공개 대책 회의 결과

2023.03.28

창작자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면 웹툰의 미래는 없다.”

 

 

신일숙 이우영사건대책회의 위원장이 일갈했다

 

2023년 3월 27오후 2시 40국회소통관에서 열린 이우영사건대책회의의 기자간담회에는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이 모여 이우영 작가 사건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이우진 검정고무신 공동창작자(이우영 작가 동생),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유정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강욱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범유경 서울대 법학대학원 공익법률센터 변호사박선영 문화연대 공공정책센터 소장김성주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대변인(변호사)가 참여했다.

 

만화계 뿐 아니라 문화계시민단체그리고 여야 정당의 정치인까지 동참한 추모의 시간이었다이들은 모두 저작권 침해로 목숨을 잃은 이우영 작가의 죽음을 애도하며재발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장치 마련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후 기자회견 참여자와 만화/문화계 인사들은 3시간 동안 비공개 대책회의를 진행하며이우영 사건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논의했다한국만화가협회의 신일숙 회장과 박광철 이사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을 근거로 한 신고 작업을 통해 형설출판사의 불공정한 계약에 문제제기를 하고신고 절차 진행 중에 발견되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강화하는 입법 운동을 제안하였다박광철 이사는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표준계약서의 문제점을 비판했는데연구 단계에서 창작자 단체가 철저히 배제된 점표준계약서와 관련된 모든 사안이 대외비로 묶여 이해 당사자들이 관련 내용을 파악할 수 없게 된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했다또한 표준계약서는 내용적으로 창작에 관여하지 않은 제작사가 쉽게 공동제작자가 되는 길을 제시하는데이는 이우영 작가가 고통 받았던 형설 출판사와의 불공정 계약 문제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지금 문체부가 제작하고 있는 표준계약서는 이우영 작가가 겪은 고통을 업계 표준으로 확장하는 위험한 계약서이며지금이라도 표준계약서의 제작 과정과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해관계자들이 논의에 참여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욱천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사무총장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박선영 문화연대 문화정책연구소장은 만화계의 이슈와 연대하면서도 예술계 전체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문화예술계의 공통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모았다만화 뿐 아니라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창작자 단체가 연대하여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이를 위해서는 오늘 기자회견 및 간담회에 참여한 각 문화예술 단체가 협의체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연대 단체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공개 대책회의에 참여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류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만화계와 문화예술창작자들의 권익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하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 기자회견문 전문

 

<창작자를 죽이는 불공정한 관행을 중지하라!!>

이우영작가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

 

2023년 3월 11일은 우리 만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한국만화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이우영 작가는 잡지사에 <검정고무신>을 14년이라는 기록적인 시간 동안 연재하며세대를 막론한 사랑을 받았습니다그런 작가가 작품의 저작권을 강탈당하고그 괴로움에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만화/웹툰계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창작자에게 작품은 자신의 삶의 증거이자 분신과도 같은 것입니다불공정한 계약,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을 강탈하는 행위는 창작자에겐 삶-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사업자 장진혁과 형설출판사는 이우영 작가가 자식보다 소중하다고 말한 캐릭터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갈취하고 작가의 생명같은 창작까지 가로막아 이우영 작가의 삶을 부정했습니다.

 

이들은 작가가 손수 만든 캐릭터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우영 작가를 지키지 못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우리의 과제는 명확합니다납치당한 기영이와 그의 친구들가족들을 유가족의 품에게 돌려보내는 것그리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우울증 비율은 평균에 비해 3배가 넘는다고 합니다과도한 노동불법공유로 인한 허탈함불공정한 계약이라는 힘든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의 타의로 죽어가는 제2, 3의 이우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이미 징조는 차고 넘치고 있습니다.

 

창작자의 열악한 환경은 만화/웹툰 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대한민국 문화의 화려한 발전을 논하고소위 K-컬쳐의 부흥에 기뻐할 때가 아닙니다창작자의 생명과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창작자에게 생명과도 같은 작품을 지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동원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고인이 된 이우영 작가의 작품 저작권을 공동저작자인 작가와 유가족들에게 되찾아드리고 다시는 만화/웹툰계에 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노라 선언합니다그리고 만화계를 넘어 대한민국 창작계 모두에게 작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연대에 참여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오눌 우리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최악의 행위에 대해 유족들과 만화인들에게 무릎꿇고 사과하라!

 

2.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유가족들에게 돌려주고모든 검정고무신 사업에서 물러나라!

 

3. 장진혁과 형설은 검정고무신 원작자 이우영이우진에 대해 진행 중인 2건의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하라!!

 

4. 문화체육관광부는 본건에 대해 엄중히 조사하고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 수 있는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라.

 

   

이하 이우진 작가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세요이우영 작가의 51년의 삶 중에서 20년은 형제로 살았으며 나머지 30년은 절친이자 존경하는 만화가 동료로 살면서 검정 고무신을 그려온 동생 이우진입니다.

 

가족을 잃은 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자식을 가슴에 묻고 애간장이 녹아내리는 부모님과 남편을 대신해서 이 짐을 짊어져야 하는 형수기영이 삼 남매처럼 잘 성장하고 있던 삼 남매 조카들에게 아빠를 잃은 아픔을 제가 물어보고 확인하기조차 힘이 듭니다.

    

어린 시절 저희 형제는 만화에 빠져서 만화를 사랑했습니다부모님이 일을 나가고 골방에 앉아서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만화를 그렸습니다행복했습니다이렇게 성장한 저희는 검정 고무신의 캐릭터를 낳았고 검정 고무신 캐릭터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매일 저희 손을 따라서 수십 장의 종이 속에서 살아서 움직이던 기영이와 가족들은 저희 형제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기영이 기철이 우리 가족을 더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만났던 2007년의 인연은 인연이 아니라 악연이 되어서 형의 영혼까지 갈아먹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형의 부고를 숨긴 채 부모님을 모시고 형에게 가던 그 억겁 같던 시간에 불안한 마음을 이겨 보시려고 기도를 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그 시간 역시 죽어도 잊지 못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가 세상에 나와서 처음부터 옆에 지키고 있던 형백일사진돌사진초등학교 사진 속에서도 개구쟁이처럼 붙어있던 형은 여기 없습니다만화 얘기로 밤을 새우던 형의 목소리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형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받지 못한 부재중 전화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형이 마무리하지 못한 이 분쟁을 해결하고 후배와 제자들의 창작활동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혼자서 싸우다가 아주 멀리 떠난 형에게 책임감 없다심약하다말하기 전에 형이 전하고 싶었을 이야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주세요.

 

마지막으로 갑자기 떠난 아빠를 그리워하며 막내 조카가 적은 시를 낭송하겠습니다.

 

 

제목웃어요

 

 목소리가 들리나요내 마음을 느끼나요.

아빠는 나의 눈코 귀 마음속에 살아 있어요.

어버이날 내가 선물한 쿠폰이 아직 많이 남아

있네요.

여기 쿠폰을 다 썼다면 아빠를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을 거예요.

 

제가 큰소리로 웃는 모습에 섭섭해하지 마세요.

웃지 않으면 눈물이 날까 봐 그렇게 웃는 거예요.

아빠가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듯이

나도 아빠의 선택을 존중해요.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빠는 웃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네요

나도 웃는 모습으로 아빠를 바라보아요.

사랑하다 미워하다 사랑하다 미워하다

아빠가 보고 싶어져요. 

아빠는 나를 보고 있지요?

 

 

제목아빠 타령

 

나랑 그림 그릴 사람~

나랑 그림 그릴  아빠가 사라졌.

엄마 아빠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오빠 아빠 옷은 이제 오빠 거야?

바로 여기 아빠를 찾았어요.

깔깔이에서 아빠 냄새가 나네요.

엄마오빠 이 깔깔이를 이제부터

아빠라고 불러줘요.

아빠 사랑해요.

 

밥이 너무 많아요.

남긴 밥을 먹어 줄 아빠가 사라졌.

엄마 아빠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이제는 밥을 다 먹어야 하네요.

예전처럼 아빠 있었으면 좋겠.

아빠가 좋아하는 보리차를 들고

웃고 있는 아빠 앞에 앉아요.

아빠 사랑해요.